■ 김앤장 법률사무소 티모시 J 오브라이언 변호사

글로벌 리더의 조건으로 영어로 논리적, 창의적, 비판적으로 말과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 세계 기업고객들을 상대로 인수ㆍ합병ㆍ 투자ㆍ 국제통상 자문 등 다양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변호사들은 적절한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  지난 30년간 미국, 중국, 한국, 홍콩 등에서 글로벌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법률자문을 해온 티모시 J 오브라이언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ㆍ사진)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스피치의 달인이 되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영어 구사에 도움
케네디ㆍ오바마 연설 장황하지 않아 유용
좋은 표현은 통째로 암기…말투도 연습

“1년전 쯤에 하이킹을 하다 만난 한국 등산객이 기억납니다. 그는 60대의 은퇴한 공무원이었는데 상당한 수준의 고급영어를 구사했어요. 세련된 영어를 구사하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연설을 외우고 인상적인 표현은 실전에서 활용했다고 하더군요. 스피치의 달인이 되려면 명연설문을 골라서 외우는 방법이 상당히 효과가 있습니다”라고 오브라이언 변호사는 말문을 열었다.

요즘 명연설가로 각광받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은 설득력 있는 웅변이면서도 장황하지 않아서 공부하는 데 유용한 스피치 텍스트로 권장할 만하다고 한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역시 청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명연설의 모범연사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명연설문을 텍스트로 삼아 공부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언어 측면에서 표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좋은 표현은 읽는데 그치지 말고 통째로 외우도록 한다. 또한 연사의 말투에도 관심을 갖고 명연설을 들으면서 그대로 흉내내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스피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을 정해 놓고 청중 앞에서 실제로 말해보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한다. 국제적인 대중연설 동호회인 ‘토스트마스터’ 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글로벌 리더의 조건을 묻자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신입생 시절에 사물을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해야 해요. 역사, 정치, 사회에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리 단정짓거나 편견을 가지지 말고 열린 사고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나가길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국내 학습자들이 스피킹, 대중연설에 관한 정규교육을 받을 기회는 많지 않다. 학습자 각자가 속한 전문 분야 명연설가들의 연설문을 구해서 보고, 듣고, 암기하고, 따라 말하다 보면 어느새 명연설의 기본을 탄탄하게 쌓아나가게 될 것이다. 

/이동호기자